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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신약 인물로 보는 성경 (이용원 저 포함)

오네시모, 도망친 종에서 복음의 형제가 되기까지

by 건강한파프리카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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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과 빌레몬,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만든 회복의 이야기

 


1. 오네시모는 누구인가?

오네시모(Onesimus)는 신약성경에서 비교적 짧은 분량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그의 삶과 변화는 복음의 본질과 초대교회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오네시모는 도망친 노예였다가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며,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쓴 편지 중 하나인 ‘빌레몬서’의 중심 인물이다.

 

‘오네시모’라는 이름은 헬라어로 ‘유익한 자’, ‘쓸모 있는 자’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 주인에게서 도망친 노예였고, 세상 기준으로는
신분도 지위도, 자격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복음을 통해 바울의 사랑받는 동역자로 거듭나게 된다.


2. 오네시모의 배경과 도망

오네시모는 아마도 골로새에 살던 부유한 그리스도인 ‘빌레몬’의 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빌레몬은 바울의 복음을 통해 예수를 믿게 된 인물로,
자신의 집을 초대교회 모임 장소로 제공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네시모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인 빌레몬의 집에서 도망쳤다.
당시 로마제국에서 노예의 도망은 중범죄로 간주되었으며,
붙잡히면 가혹한 형벌 혹은 사형까지도 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오네시모는 도망칠 때 주인의 재산을 훔쳐 도망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빌레몬서 1:18, “그가 네게 어떤 손해를 끼쳤든지, 네게 빚진 것이 있거든 내게로 계산하라”).


3. 바울과의 만남, 그리고 회심

놀라운 반전은 여기서 시작된다.
오네시모는 도망친 후 로마로 향했고,
그곳에서 감옥에 갇혀 있던 사도 바울을 만나게 된다.

그 만남의 경위는 성경에 명확히 설명되지 않지만,
어쩌면 바울을 찾아갔거나, 바울이 머물던 장소로 인도되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바울은 오네시모를 복음으로 낳았다.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빌레몬서 1:10)

오네시모는 바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이전의 죄와 도망자의 신분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 ‘그리스도 안의 형제’로 변화되었다.


4. 바울의 중재와 빌레몬서

오네시모의 회심 이후, 바울은 그의 과거를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오네시모가 원래의 주인인 빌레몬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고,
직접 편지를 써서 오네시모와 함께 보낸다.
그 편지가 바로 신약성경의 ‘빌레몬서’이다.

빌레몬서는 신약성경 중 가장 짧은 서신이지만,
당시 사회 질서를 뒤흔드는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단지 도망친 종이 아닌,
“사랑받는 형제”로 받아줄 것을 빌레몬에게 간청한다.

“이제는 종과 같이 아니하고, 종 이상으로, 사랑받는 형제로”
(빌레몬서 1:16)

또한 바울은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오네시모가 끼친 손해를 자신의 명의로 갚겠다고 밝힌다.

“그가 네게 빚진 것이 있거든 내 앞으로 계산하라”
(빌레몬서 1:18)

바울은 이 서신을 통해, 복음이 가져오는 변화가 영혼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구조, 신분 질서까지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5. 초대교회의 사회적 구조와 복음의 도전

로마 사회에서 노예 제도는 경제와 구조의 핵심이었다.
전체 인구의 1/3 이상이 노예였다고 알려질 정도로,
노예는 ‘사람’이기보다는 ‘재산’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초대교회는 이런 세상 질서에 대해 복음으로 도전했다.

  • 주인과 종이 한 교회에서 함께 예배함
  • 형제자매로서 동등하게 식사를 나눔
  • 노예 출신 지도자가 교회를 섬기기도 함

오네시모는 그런 초대교회 안에서
복음이 사회적 신분마저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산증인이었다.

빌레몬서의 내용은 종의 해방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바울의 간청은 사실상 노예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파격적인 요청이었다.


6. 오네시모의 이후 행적

성경은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돌아간 이후의 구체적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사와 초기 기독교 문헌에 따르면,
오네시모는 이후 교회 지도자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교부 이그나티우스(Ignatius)의 기록에 따르면,
오네시모는 **에베소 교회의 감독(주교)**으로 섬겼다고 전해진다.
(이 내용은 동일 인물인지에 대한 학자들 간의 논쟁이 있지만, 가능성은 높다)

만일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오네시모는 종으로 태어나 도망자였으나,
복음을 통해 초대교회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로 거듭난 인물이 된다.


7. 오네시모는 ‘회복의 상징’이다

오네시모의 이야기는 단지 한 노예의 사연이 아니다.
그는 복음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도망자였고, 법적으로는 죄인이었고, 아무런 권리도 없던 자였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자 용서받은 자, 복음을 전하는 자,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었다.

 

바울은 말한다.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너와 내게 유익하다.”
(빌레몬서 1:11)

 

오네시모는 과거에 ‘쓸모 없는 자’였지만,
복음 안에서 ‘진짜 유익한 자’가 된 것이다.

이것이 복음이다.
이것이 은혜다.
하나님은 오늘도 오네시모 같은 자를 통해 교회를 세우고 계신다.

 

 

 

8.오네시모가 바울을 만나게 된 사건과 역사적·신앙적 배경을 중심으로
더 깊고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오네시모가 바울을 만난 배경과 사건의 흐름

오네시모가 바울을 만난 구체적인 경로는 성경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문맥을 통해 합리적이고 신앙적인 시나리오를 유추할 수 있다.

오네시모는 원래 빌레몬이라는 사람의 종이었다.
빌레몬은 골로새에 살던 부유한 그리스도인이자, 자신의 집을 교회로 내어준 초대교회의 일원이었으며,
사도 바울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인 인물이었다(빌레몬서 1:19).
즉, 오네시모는 단지 종이 아니라, 복음을 들을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네시모는 어떤 이유에선가 주인의 집을 떠나 도망쳤고,
그 과정에서 재물을 훔쳤거나 손해를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빌레몬서 1:18).
당시 로마법은 노예의 탈출을 엄격히 금지했고, 붙잡힌 노예는
가혹한 체벌, 낙인, 또는 처형까지도 받을 수 있는 신분적 약자였다.

오네시모는 자신의 죄를 피하기 위해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로 숨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로마는 당시 인구가 약 10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시이자 제국의 중심지였고,
도망자들이 익명 속에 숨어들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곳,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을 만나게 된다.

이 만남의 경위에 대해 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한다.

  1. 오네시모가 바울을 직접 찾아갔다는 설
    → 주인 빌레몬이 바울과 친밀한 관계였음을 알고 있었고,
      도움을 구하거나 중재를 요청하기 위해 감옥의 바울을 찾아갔다는 해석이다.
  2. 우연한 만남 또는 하나님의 섭리
    → 로마에서 우연히 바울의 제자나 동역자를 통해 인도되었거나,
      감옥 사역을 하던 초대교회 교인과의 연결로 바울을 만나게 되었다는 설이다.

어떤 경로였든 간에, 바울은 그를 단순한 범죄자나 노예로 취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네시모를 **‘복음 안에서 낳은 아들’**이라고 부르며,
그가 진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회심했다는 사실을 빌레몬에게 증언한다.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빌레몬서 1:10)

이 구절은 단순히 감옥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낳았다’는 표현은 바울이 복음을 전했고,
오네시모가 진정한 회개와 믿음을 통해 새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만남은 오네시모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과거의 신분, 과거의 죄, 도망자라는 굴레를 넘어
그는 이제 복음을 전하는 자, 바울의 유익한 동역자, 그리스도 안의 형제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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