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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역사학자가 쓴 성경이야기(김호동)

한나

by 건강한파프리카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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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의 기도

 

에브라임 지파에 속하는 엘가나라는 사람에게 한나와 브닌나라는 두 아내가 있었다. 둘째 내인 부닌나에게는 자식이 있었지만 첫째 아내인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예전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와 여종 하갈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남편이 한나를 극진히 사랑하여 자기가 열 아들보다 낫지 않느냐고 하면서 달래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엘가나는 매년 가족을 데리고 성소가 있는 실로로 가서 제사를 드리곤 했는데 그떄마다 한나는 여호와꼐 통곡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아들을 낳게 해 주면 그를 여호와꼐 드리고 평생 삭도를 머리에 대지 않겠다는 서원을 했다. 삼손도 그러했듯이 '여호와께 바쳐진 것'이라는 뜻을 지는 '나실'된 사람 즉 나실인은 사는 날 동안 포도주, 머리에 삭도, 동물이나 사람의 시체, 이세가지를 피해야 했다. 그것은 이미 모세시대에 정해진 규례였다. 

마침내 한나는 아이를 낳게 되고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주었으니 그뜻은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여종 하갈에 게서 얻은 아들의 이름인 이스마엘도 사무엘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이다.

 

한나는 사무엘이 조금 성장한 뒤에 자기가 서원했던 대로 실로의 제사장 엘리를 찾아가서 아들을 맡겼다. 그녀가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아들을 여호와께 맡기면서 드리는 기도가 그 유명한 "한나의 기도"이다. 그녀의 기도는 산문이 아니라 문학성이 높은 운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한나의 노래'라고 부른다. "내 마음이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내 뿔이 여호와를 인하여 높아졌으며 내 입이 내 원수들을 향하여 크게 열렸으니 이는 내가 주의 구원을 인하여 기뻐함이니이다"로 시작되는 이기도는 아들을 바치면서도 여호와의 전능하심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제 엘리는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늙어서 그를 대신하여 흡니와 비느하스라는 두 아들이 제사와 관련한 사무를 주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제단에 바칠 고기를 가져오면 그 기름을 태워서 올리기도 전에 마음대로 생고기를 잘라서 취했으니 이것이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를 하는 것으로 여겨져 하나님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두 아들의 생활은 방종하기 짝이 없어 언약궤를 모신 회막의 문에서 시중드는 여인과  동침했다. 그들의 행위는 단순히 도독적인 타락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시 가나안 사람들이 사이에서 널리 행해지던 성전에서의 매춘과 음란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 역시 여호와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하나님은 엘리의 두 아들데 대한 분노와 그로 인해서 그의 가문에 내릴 저주를  사무엘을 통해서 드러내었다. 어느 날 사무엘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그는 스승 엘리가 부르는 것으로 알고 스승에게 갔다. 그러나 동일한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면서 결국 엘리는 여호와가 사무엘을 부른 것이라는 사실을 그에게 말해주었다. 사무엘이 장성하면서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 말로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했으니 사무엘이 하는 말은 모두가 적중했다. 이에 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는 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가 여호와의 선지자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단과 브엘세바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경의 가장 북쪽과 남쪽에 있는 지명이었고, 그 자체가 이스라엘의 영역 전체를 뜻하는 말이었다. 사무엘 상의 첫 부분은 이처럼 엘리 가무의 타락과 몰락, 세무엘의 성장과 명성, 이 두 가지를 극명하게 대조시키면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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