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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신약 인물로 보는 성경 (이용원 저 포함)

성경 인물 에바브로디도, 이름은 낯설지만 하나님은 기억하신다

by 건강한파프리카 2025.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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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존귀히 여겨야 할 자’라고 말한 유일한 동역자

 

 

1. 바울이 손꼽은 진짜 동역자, 에바브로디도

에바브로디도는 성경에 단 두 번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빌립보서 2장 25~30절, 그리고 4장 18절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 짧은 언급 속에서도, 그는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에바브로디도는 빌립보 교회가 바울을 돕기 위해 보낸 사자였다.
당시 바울은 로마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고, 외부의 물질적·정서적 지원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빌립보 교회는 에바브로디도를 대표자로 세워 바울에게 보낸 것이다.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그는 나의 형제요, 함께 수고하고 함께 군사된 자요, 너희 사자로서 나의 쓸 것을 돕는 자라.”
(빌립보서 2:25)

이 구절에서만 해도 바울은 에바브로디도에게 무려 다섯 가지 칭호를 부여한다.
'형제', '수고한 자', '군사된 자', '사자', '돕는 자'.
이는 단순한 예의적 표현이 아니라, 에바브로디도가 실제로 그만큼의 역할을 감당했다는 뜻이다.
그는 바울의 편지를 전달하고 헌금을 전한 사람일 뿐 아니라, 로마 현장에서 바울의 고통을 함께 나눈 실제적인 동역자였다.


2. 생명을 걸고 섬긴 자

에바브로디도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생명을 걸고 사역했다는 점이다.
빌립보서 2장 27절을 보면, 그는 병들어 죽을 뻔했으며, 회복된 후에도 여전히 타인을 염려한 인물로 묘사된다.
즉, 그는 자신의 생명보다 공동체의 안위와 바울의 필요를 더 중요하게 여긴 사람이었다.

“그가 병들어 죽게 되었으나 하나님이 그를 긍휼히 여기셨고…”
(빌립보서 2:27)

병들었다는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바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가 그리스도의 일을 위하여 죽기에 이르러도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아니한 것은
너희의 부족한 것을 나를 섬김으로 채우려 함이라.”
(빌립보서 2:30)

이 말은 곧, 에바브로디도가 복음을 위한 사역에 목숨을 걸었으며, 그 사역의 성격이 단순히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일’**이었다는 의미다.
즉, 그는 사도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을 대표하여 움직인 사역자였다.


3. 이름 없는 자를 하나님은 높이셨다

에바브로디도는 디모데처럼 목회자가 아니었고, 베드로나 바울처럼 설교한 흔적도 없다.
그는 사도도 아니었고, 성경 어디에도 ‘가르쳤다’는 말이 없다.
그러나 바울은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이와 같은 자들을 주 안에서 기쁨으로 영접하고, 또 존귀히 여기라.”
(빌립보서 2:29)

바울은 그 어떤 인물에게도 이런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존귀히 여기라’는 말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서, 교회가 그를 본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즉, 에바브로디도는 외형적 위치나 역할보다, 신실한 태도와 희생적 자세로 하나님 앞에 존귀하게 된 사람이다.


4. 교회와 선교지의 연결고리

에바브로디도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었다.
그는 교회(빌립보)와 선교 현장(로마의 바울)을 연결한 사람이었다.
그는 바울에게 헌금을 전달했을 뿐 아니라, 그의 감정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실제적인 피로를 채운 자였다.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가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빌립보서 4:18)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후원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제물’이라 표현한다.
그리고 그 전달자는 에바브로디도였다.
즉, 교회의 헌신은 에바브로디도를 통해 실제로 완성된 것이다.
그는 단순한 운반자가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실현한 사역자였다.


5.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사역자의 상

오늘날 교회는 바울 같은 리더를 선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에바브로디도 같은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무대에 서지 않았고, 화려하지 않았으며, 성경에 많이 기록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는 위대한 사역을 실제로 수행한 사람이다.

그의 헌신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꾼들에 의해 지탱된다.
  • 이름 없는 자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신다.
  • 사역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된다.
  • 진정한 섬김은 희생을 전제로 한다.

에바브로디도는 그 모든 것을 보여준 인물이다.


6. 에바브로디도의 이름, 교회가 기억해야 할 이름

에바브로디도는 신약성경 전체에서 오직 바울의 입을 통해서만 소개된다.
그만큼 그는 누군가가 드러내 주지 않으면 주목받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기록하셨고, 바울은 그를 존귀하게 여겼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다.
성가대 뒷자리, 주방, 차량 봉사, 아이들 돌봄, 청소, 헌금 봉투 접기 등
이름조차 모를 그 수많은 헌신의 자리에 에바브로디도의 그림자가 겹쳐진다.

 


마무리하며

에바브로디도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울은 그를 ‘존귀히 여기라’고 말했다.
그는 사도도 아니었고, 설교자도 아니었지만, 사랑과 희생으로 교회를 섬긴 진짜 사역자였다.
오늘날의 교회는 다시 이런 사람들을 존귀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누군가의 에바브로디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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